안녕하세요. 제가 최근에 뮤지컬 관극 중심으로 올리고 있었습니다. 어제 제가 정말 좋아했던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재연 공연 실황이 네이버 TV에서 생중계된다 하여 여명의 눈동자 공연 실황 생중계를 보고 느낀 정리글을 남겨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생중계를 정말 좋아하고 제작사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곤 합니다. 좋아하는 뮤지컬을, 따뜻한 안방 1열(하하하)에서 누릴 수 있음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더라고요. 이 감동을 함께 나누기 위해 정리글을 남겨봅니다.
저는 사실 여명의 눈동자를 19년 초연 때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올라왔을 때, 두 번 봤었습니다. 윤여옥 역할에 김지현, 문혜원 배우, 최대치 역할에 박민성, 김보현, 장하림 역할에 이경수 배우를 보았었습니다. 그때도 엄청 만족하며, 재미있게 봤었고 이 공연을 애정 하게 되었었는데, 그러다 보니 오늘의 감상은 어느 정도 과거의 초연 공연과 맞물려서 설명될 것 같습니다.
오늘 정리해 볼 공연인 20.02.09. 여명의 눈동자 실황 공연에는 여옥 역할에 김지현 배우, 하림 역할에 이경수 배우를 비롯하여 그리고 새로이 이전 초연에선 하림 역을 했던 테이 배우가 대치 역할로 공연하였습니다. 그럼, 정리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1. '여명의 눈동자' 인상적인 점 - 에너지가 느껴지는 앙상블
첫 번째로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실황 중계를 보고 느낀 점은 앙상블이 정말 멋있다라는 점입니다.
사실 지금의 재연 공연과 다르게 초연은 제작비 등의 문제로 런웨이 형식의 무대와 무대석에 관객 좌석(일명 '나비석')을 올려 다소 규모가 작게 공연을 꾸려간 대신에 배우들과 가까이 맞닿는 느낌의 공연이 이루어졌었습니다.
그때는 가까이 있는 생동감과, 힘든 과정 속에서도 열정과 노력으로 공연을 올려내는 배우들을 직접 가까이 볼 수 있어서 멋있고 감동적이다!라는 점이 장점으로 손꼽혔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번 재연에선 그런 생동감이나 감동을 못 느낄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일단, 앙상블 수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종문화회관이라는 대극장 공연장임에도 그 에너지를 채워서 전달해 주었습니다.. 떼로 나와 팍팍 에너지를 주는 안무와 넘버들을 선사하니, 정말 좋았다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여옥을 중심으로 여자 앙상블들과 함께 부르는 '여명 속에 버려진' 넘버 또한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눈빛이 정말 절절하엿습니다. 뻗는 손과 팔의 선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넘버는 빼앗긴 조국의 운명처럼, 자신의 삶 또한 빼앗기고 고통 받음을 소녀들이 부르는 곡입니다. 처음엔 여옥이, 그리고 모든 소녀들이 함께 이 노래를 부르는데, 그걸 듣는 동시에 울컥 눈물이 올라올 정도로 마음이 아픈 곡입니다. 이외에도 '우리가 왜!', '둥그대 당실' 넘버와 같이 앙상블이 선사하는 다채롭고 감동적이고 매력적인 넘버들이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에 있습니다.
2. '여명의 눈동자' 인상적인 점 - 감동스러운 연기를 선사한 배우들
윤여옥 역할의 김지현 배우
김지현 배우는 레알입니다. 이렇게 주책떨고 싶지 않은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연극 '프라이드'에서의 실비아, 뮤지컬 '스위티 토드'에서의 러빗 부인, 등등 각각의 역할을 다 다르게, 다 색깔 있게, 다 다채롭게 소화해내시는 모습을 보고 정말 반했습니다.
사실 여명의 눈동자에서도 초연 공연을 처음으로 보러 갔을 때, 김지현 배우를 보고 그 충격을 잊지 못했었습니다. 위안소에 있는 여옥이 빛을 다 잃은 텅 빈 눈빛을 보이는데, 대사를 치기도 전에 울컥 감정이 제 안에서 함께 올라와서 놀랐었습니다.
심지어 그때는, 무대석에서 봐서 가까이서 그 표정을 직접 보게 되었던 거라, 그 감정이 오롯이 전달되었습니다. 어제의 실황 중계에서도 그 눈빛과 연기력은 여전했습니다. 화면을 뚫고 나오는 감성이 좋았습니다. '내 이름은 윤여옥....... 고향은.. 남원...........' 꼭, 김지현 배우는 정말 멋집니다.
장하림 역할의 이경수 배우
이경수 배우의 특징은 성대가 정말 짱장합니다. 3년 정도의 휴식기를 가지시고, 작년 19년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를 시작으로, '1976 할란카운티',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 등 뮤지컬 작품으로 다시 활발하게 활동하셨습니다.
저는 '여명의 눈동자'에서 이경수 배우를 처음 보았습니다. 정말 처음 이 배우를 보자마자 '누구지?', '저렇게 잘하는 배우를 이제껏 나는 몰랐지?'라고 계속 놀랐던 게 기억났습니다.
이경수 배우의 장하림 역할은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의 2막에서 그 진가가 발휘됩니다. 제가 정리해드리고, 포스팅 글에 정리하고 싶은 넘버는 두곡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함께 걸어요(하림, 여옥, 대치) 두번째는 행복하길(하림)입니다.
보통 여명의 눈동자에서 많은 팬분들이 행복하길을 엄청 좋아합니다. 그건 저 또한 마찬가지인데, 한 곡 더 정리하여 소개드리고 싶은 게 '함께 걸어요' 란 곡입니다. 저도 처음에 초연을 봤을 때 기억났던 곡은 '행복하길'이었는데, 이번 실황을 보면서 '함께 걸어요'란 넘버를 듣는데 이렇게 부드러운 소리를 잘 내었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 머리 위에 느낌표가 딱 뜨면서 엄청 인상 깊게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
물론, 성대 맛집이라고 소문이 자자하게 났던 것에 한몫했던 '행복하길' 넘버도 진짜 멋있고 감동적입니다. 부드러운 소리와, 그 끝에 단단하고 웅장한 소리까지, 한 곡 안에 다양한 드라마를 녹여내셔서, 애절함의 서사가 잘 느껴지며 귀와 마음이 뻥 뚫리는 시원함까지 있습니다.
최두일 역할의 조태일 배우
공연을 보다 보면, 악역에게 화가 뻗침과 동시에 악역임에도 칭찬하게 되는(물론, 연기를) 그래서 묘~한 감정을 느낄 때 가 종종 있습니다. 최두일 역할의 조태일 배우가 딱 그러합니다. 진짜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나쁜 놈(?)의 연기를 어찌나 잘하시던지, 분노가 함께 시전 됨과 동시에 그래서 어찌 저렇게 잘 표현하나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제작사들에서 조태일 배우를 계속 무대에서 볼 수 있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동진모 역할의 유보영 배우
제가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에서 정말 좋아하는 넘버 중 하나인, 위에서도 언급했던 '둥그대 당실'을 소화하는 배우, 동진의 어머니 역할을 맡은 유보영 배우가 기억에 남습니다. 어제 20.02.09. 공연 실황에서도 역시나 잘하셨지만, 초연 때부터도 감동 팡, 눈물이 팡 솟게 했었던 배우였습니다. 누구네의 어머니 같은 그런 따스하고 구수한 목소리로 둥그대 당실~ 하고 부르시는데 따뜻하고 화목한 마을, 가족의 풍경을 넘버에 그대로 표현해주셔서 가슴이 정말 따뜻해지고, 그래서 이후에 올 고난에 더욱 맘이 아파지게 되었습니다. 큰 감동을 가지고 오는 넘버를 정말 잘 소화하셨습니다.
3. 아쉬운 점
좋은 점도 많았지만, 아쉬운 점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일명 '클럽씬'으로 불리는 넘버, '한번 더 나를(싱어, 여옥, 노일영)'이라는 넘버의 변화가 아쉬웠습니다. 사실, 초연 때에는 이 넘버를 여자 앙상블 한 분이 혼자서 소화했었는데, 이번 재연에서는 댄서로 변신한 여자 앙상블들 모두가 소절 소절 나누어서 불렀습니다. 기본적으로 앙상블 모두가 잘하시지만, 어제 여기에서 만큼은, 많은 인원임에도 좀 아쉬운 모습이 있었습니다.
초연 때 그 한 분이 엄청 카리스마 있게, 또 멋있게 휘어잡는 실력으로 이 넘버를 소화하고 보여주셨던 것에 비해 여러 명이서 소화하시는데, 시선이 분산되기도 했고 또 저음에서 불안하기도 하여 좀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취향의 차이이긴 할 수도 있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관객에게 전달되는 에너지가 도리어 분산되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는 조심스럽지만 솔직한 정리 포스팅을 남겨봅니다.
2막에서 대치와 하림의 사이의 넘버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초연 때는 넘버가 아니고 대사로 이야기를 풀어갔었습니다. 그 대사의 내용으로 대치의 선택에 대한 이유들을 어느 정도 설명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재연에서 이것이 대치와 하림이 서로에게 넘버로 부르게 되는데 웅장하고 좀 에너지가 세다 보니 약간 대결 아닌 대결 구도가 되면서, 서로 더 살릴 수 있는 캐릭터의 매력, 각자만의 서사를, 도리어 잘 살리지 못한 결과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넘버는 좋지만 전체적인 서사에서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넘버가 나쁘진 않았어서 이건 사실 라이브로 실제 보면서 더 느껴봐야 될 부분 같기는 합니다.
마지막에 극의 마무리가 조금 급하게 지어진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옥이 지리산으로 가는 그 길까지의 서사가 너무 크게 붕 뜨고 비는 느낌이라 역할들의 대사를 잘 들어보고 따라가면 알 수 있지만, 이 마저도 충분히 관객들에게 설득하거나, 납득시키는 충분한 전개란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급마무리되는 느낌이었스비다. 다소, 마무리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마지막 엔딩의 그림들이 정말 예쁘긴 했습니다.
4. 포스팅을 마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뮤지컬이 좋았다고, 여명의 눈동자를 호평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뮤지컬 안에 녹아있고, 그 역사 안에 살았기에 겪을 수 있었던 한 개인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녹아있습니다. 한 여인으로서, 누군가의 아내로서, 엄마로서 살아낸 개인의 삶과 그 주변의 삶이, 한 나라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흘러갈 수 있는지를 참으로 잘 그려낸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위에서 정리해드린 배우분들의 열연과 앙상블들의 열연 또한 그에 걸맞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저도 초연 때만 보고 재연을 볼까 말까 고민했는데, 결론적으로 제 시간과 일정이 허락해 준다면 재연을 꼭 볼 예정이고 보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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