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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음악 관련

tvN 더블캐스팅 5화에 대한 시청 후 정리글

안녕하세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외출이 어려운 요즘, 저는 공연을 보지 못해 굉장히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달래주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tvN에서 하는 더블캐스팅이라는 경연 프로그램입니다. 사실 지난 4화까지 좋았던 무대와 눈길 가는 배우들에 대한 리뷰를 올릴 만큼 재미있게 보고 있었던 프로그램입니다. 그때 당시에도 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새로운 배우들을 알게 되는 재미를 느끼곤 했습니다.

 

지난 4화가 끝날 때부터 사실, 이런 재미와 더불어 계속 아쉬움이 점차 크게 쌓여가는 것을 느꼈었습니다. tvN 더블캐스팅 5화 예고를 보여줄 때에 주크박스 뮤지컬 넘버를 가지고 본선 2라운드의 경연을 펼친다는 예고를 보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지난번엔 영화 뮤지컬로 한정시키더니, 이번엔 주크박스 뮤지컬로 한정시킨다고 하니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게 왜 아쉬운 점인 건지 밑에서 차근차근 설명하겠습니다.

 

저는 이처럼 오늘 tvN 더블캐스팅 프로그램이 그간 알지 못했던 좋은 배우들이 출연하고 알아가는 것은 좋긴 하지만 오디션과 경연이 진행되는 방식이나 편집 등에 대해서 아쉬움을 토로하며 정보글을 정리하게 될 것 같습니다.

 

1. 한정적인 경연 방식과 한정적인 뮤지컬 장르

 

우선 사실 지금 방영되고 있는 tvN 더블캐스팅은 실력 있는 앙상블들의 얼굴을 알리고 이 중에 주연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뽑는 목적으로 진행되는 오디션 경연 프로그램입니다.

최종예심 때는 각자 제한 없이 본인이 하고 싶은 뮤지컬 넘버를 정하고 나와서 가창으로만 소화하고 본선 1라운드에선 영화 뮤지컬로 한정시켜 듀엣미션으로 또 넘버 가창으로만 소화하고  본선 2라운드에선 주크박스 뮤지컬로 한정시켜 또 솔로 무대로 가창으로만 소화하고 있습니다. 계속 이러한 방식이 반복되고있으니, 이게 사실 뮤지컬 오디션이 맞는 건지 잘 모르겠는 방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창만으로 뮤지컬 무대의 주연 자리를 뽑는다는 것 자체가 방식이 약간 편협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정말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게 뮤지컬 주연 배우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인지 노래 잘하는 사람을 뽑는 팬텀 싱어나 다른 여타 가창력을 뽐내는 가수를 뽑는 오디션인지 잘 구분이 안 가는 것입니다.

 

뮤지컬 넘버만을 노래적으로 감성적으로 잘 소화한다고 뮤지컬 무대의 주연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저는 사실 좀 갸우뚱했습니다. 물론 넘버 소화는 뮤지컬에서 배우가 갖춰야 할 중요한 소양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배우가 갖춰야 할 많은 소양''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에서 배우가 넘버만 부르고 끝나진 않습니다. 연기도 해야 하고 대사도 쳐야 하고 배우들 간에 호흡도 주고받아야 하고 증명되어야 할 요소들이 너무 많은데 그것들이 무시되는 경연 방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심사위원들이 그 안에서 어떻게 잘 변별을 하려면 하겠습니다. 그러려고 노력할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경연에 참여하는 앙상블 출신 배우들이 자신의 연출이나 연기, 시선처리, 동작들을 따로 넣어서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미 이렇게 진행되어버린 경연 방식이 주는 한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앞서 말했듯이 공연장에서 직접 공연을 할 때에는 출연하는 배역들 간에 주고받는 대사와 호흡 그리고 대사를 하는 발성과 걸어가는 모습뿐 아니라 서있는 자세나 시선처리나 안무 소화 등 배우로서 필요한 요소를 볼 게 한두 개가 아닙니다. 그저 기본적으로 한 넘버를 정해서 핸드마이크로 서서 부르고 이를 바탕으로 배우들을 선정하는 게 정녕 공연을 할 주연배우를 뽑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맞나 싶었습니다.

 

게다가 넘버 장르를 영화 뮤지컬과 주크박스 뮤지컬로 한정한 점입니다. 물론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 프로그램을 보기에 접근성이 좋은 장르 안에서 고르고 싶었던 것들도 이해는 됐지만 그렇기에 너무도 유명하거나 혹은 영화 뮤지컬이나 주크박스 뮤지컬이란 뚜렷한 장르 때문에 경연에 출연하는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한정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수도 제한되고 넘버의 풍도 제한되고 그 안에 서사도 제한되고 무엇보다 듀엣미션이 끝나고 또 솔로 무대로 그것도 주크박스 뮤지컬로만 소화해야 하는데 배우의 역량을 너무 제한적으로만 보여줄 수 있는 장르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미리 밝혀버린 최종 주연에 선정되는 작품명 '베르테르'

 

어떤 작품의 주인공으로 선정되는지 3화 정도인가에서 밝혔었습니다. 저는 이점 또한 프로그램의 단점이라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프로그램이 보이는 시기에 맞게 어떤 공연이 올라오고 이에 맞춰 주연 자리를 때마침 내어줄 수 있느냐는 중요할 거란 생각은 듭니다. 프로그램 덕분에 얻을 수 있는 공연의 홍보 효과도 누려야 하며 또 프로그램에서 발탁된 배우 또한 확보된 인지도를 타이밍 맞게 바로 투입되어 공연이 올려져야 그 효과를 볼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작품이 딱 한 가지 뮤지컬 '베르테르'로만 한정되고 그것을 경연 초반에 밝혀버림으로써 뮤지컬 '베르테르' 주인공 이미지에 부합되지 않는 체격 조건이나 외향, 분위기를 가진 배우들이 소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정말 잘하지만 뮤지컬 '베르테르'의 주인공으로는 아닌 배우가 있다면 그럼 이 사람은 tvN 더블캐스팅에 출연한 앙상블 배우들 안에서 실력이 1등이지만 뽑힐 수 없는 것입니다.

잘하지만 뽑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작품이 초반부터 한정되니까 말입니다. 사실 제가 심사위원이라고 해도 아무리 잘해도 제한된 숫자의 선발 자리에 뮤지컬 '베르테르' 주인공의 이미지에 안 맞는 사람을 합격시켜 다음 라운드로 올리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혜택을 주는 뮤지컬 종류를 좀 몇 개 준비하던가 그게 만약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면 적어도 어떤 뮤지컬에 발탁되는 건지는 준결승 즈음에나 알려줬더라면 어느 정도 잘하는 출연자들 배우들도 자신의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더 가질 수 있고 형평성과 공정성이 더 보장되며 좋은 배우를 발굴하고자 했던 tvN 더블 캐스팅의 프로그램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리 밝혀버린 뮤지컬 '베르테르'가 경연에 있어선 독으로 작용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3. 멘토로 불리는 심사위원의 모호한 역할, 그리고 심사위원의 애매한 구성

 

멘토라고 칭하는 심사위원역할과 구성이 저는 좀 모호했어요. 사실 멘토라는 표현을 안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심사를 받는 과정을 통해 배우고 성장해 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보통 멘토라는 표현을 쓰려면 깊은 유대를 가지고 교육이 일어나는 것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멘토라는 명칭으로 칭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심사를 굉장히 하루 종일 열심히 보시고 피곤하실 거란 생각은 들지만 멘토라는 명칭보단 그저 심사위원의 명칭이 더 어울리겠다는 경연 방식과 피드백 방식이어서 왜 굳이 자꾸 멘토라는 명칭을 프로그램 내에서 고집하고 있는 걸까하는 공감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5화까지 오면서 초반부터 느꼈던 건 심사위원의 구성이 꽤 애매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열심히 심사를 봐주고 계시긴 하지만) 배우 4명연출 1명으로 구성심사위원진입니다. 물론 후배 배우들이겠지만 사실 배우가 배우를평가하는 게 쉽지 않은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넓게 보면 같은 무대에 서는 혹은 앞으로 서게 될 동료인데 냉정하게 심사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기에 기존에 갖고 있는 견해나 선입견과 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사위원에서 배우가 4명이나 되니 나머지 1명의 심사위원인 연출의 말이 굉장히 크게 작용하고 옆에서 과연 연출이 말하는데 그에 크게 반대 의견을 들기가 쉬울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반대 의견을 안 들진 않습니다.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이미 시스템과 구성 자체에 대한 평입니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간혹 지인임을 티를 내거나 개인적인 취향으로 인해 좋고 싫음이 주변 심사자들에게까지 영향을 주게끔 매우 뚜렷하게 표현하는 심사위원들의 모습들이 '심사자'로서 좋은 모습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 공정성과 형평성에 어긋나 보이기에 불편한 적도 있었답니다.

 

4. 결말이 자꾸 눈에 보이는 tvN 더블캐스팅 프로그램 편집 방식

 

일단 프로그램 편집 방식에서 프로그램 안에서 어느 정도 뽑힐 사람과 안 뽑힐 사람이 너무 갈라져서 보인다는 게 문제입니다. 앞선 경연 방식과 장르가 주는 한계와 이미지를 우선으로 볼 수밖에 없는 환경 등 형평성과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편집까지 너무도 뻔히 결말이 보이니 아 이 사람은 붙겠고 이 사람은 떨어지겠구나가 눈에 보여서 사실 좀 재미가 점차 떨어집니다. 물론 시청자로 하여금 실망하겠다 싶은 무대들은 빨리 넘겨주기에 이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이게 너무 잦고 많으니까 편집마저 형평성과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아 보였습니다. 뽑힌 사람은 세세한 준비과정과 서사를 다 보여주고 안 뽑힌 사람은 몇 초 만에 편집된 무대 아주 잠시 잠깐 스쳐가고 사실 이런 편집 방식은 너무도 재미가 없고 뻔히 예상이 가니 점차 앞으로의 진행이 흥미가 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뽑힐 사람들을 너무 심하게 많이 보여주니까 출연하는 배우들 안에서의 제작진이 편파가 좀 심한가 싶기도 했습니다. 물론, 잘하니까 오래 보여줄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는 건 알지만 무대를 오래 보여주는 게 아니라 사전 준비과정과 인터뷰 과정을 터무니없이 대다수 스쳐 지나간 배우들보다 너무 많이 보여주니까 불편한 느낌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굳이 무대로 승부하면 될 것을 자꾸 억지로 서사를 끌어와서 시간을 때우는 듯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런 방식의 과한 편집이 뭔가 해당하는 배우의 이미지를 망치는 것 같기도 한 듯하게 여러모로 이제까지의 프로그램 편집 방식에 있어선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1화부터 한 화도 빠지지 않고 본방송으로 봤던 방송입니다. 매 회가 진행되어감에 아쉬움이 많이 생겨서 보자마자 후기 포스팅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보통은 좋았던 무대를 위주로 배우나 뮤지컬과 곡을 소개하는 포스팅을 남길 텐데,점차 지루해진 이러한 경연 방식 안에서 개인적으로는 이번 5화에서 보인 무대들조차 기대 이상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무대들은 아니지고 몇 무대들은 좋았지만 거의 대부분은 그랬습니다. 그래서 포스팅을 몇 개 안 올릴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나아가길 기대해보며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